국가별 시리아 난민 수
2023, 서아시아 난민에게 가혹했던 해
황의현(아시아연구소)
<튀르키예와 시리아>
2023년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가혹했던 한 해였다. 시리아 난민 약 350만 명이 머무르고 있는 튀르키예에서 2023년 2월 발생한 지진은 특히 튀르키예 내 시리아 난민의 절반 가까이가 사는 시리아 인접 동부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시리아 난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에서만 총 910만 명이 영향을 받았으며 이 중 170만 명이 시리아 난민이다. 한편 시리아에서도 880만 명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특히 시리아의 경우 지진 피해가 국내 난민이 밀집한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지역에 집중되었으며,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 시리아 대통령은 의도적으로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구호품 전달을 통제해 반정부 세력을 약화하고자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10월 7일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가자지구 전쟁은 가자지구 난민들의 생활에 큰 악영향을 미쳤다. 가자지구의 주민 약 230만 명 중 약 180만 명에서 최대 200만 명이 피난민이 되었으며, 이 중 96만 명이 가자지구 남부의 UNRWA가 설치한 피난처에 머무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지상군 투입이 집중된 북부 지역에서 남부 지역으로의 피난이 주를 이루었다. 이스라엘군이 남부 지역까지 군사 작전의 반경에 포함하면서 난민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18,0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조치로 이스라엘에 수도와 전기를 의존하는 가자지구에 수도와 전기, 물자와 연료 반입이 중단되며 내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인도적 위기도 심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의 알마와시(Al-Mawasi) 지역을 안전지대로 공지했지만, 인터넷과 통신이 단절된 상황에서 정보가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잘 전달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군도 반복해서 안전지대를 바꾸는 상황이다. 또한 14제곱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 턱없이 좁은 지역에 많은 난민이 몰리면서 식수, 상하수도 시설, 식품, 연료 모두가 부족하다고 국제 구호기구는 밝혔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는 380만 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살고 있으며, 이 중 60~80만 명은 2021년 8월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고 다시 정권을 잡으며 아프가니스탄을 떠난 난민들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들 중 등록되지 않은 난민 170만 명에게 11월 1일까지 파키스탄을 떠날 것을 명령했으며, 11월에 들어 약 30만 명 이상이 아프가니스탄으로 귀국한 것으로 추산된다. 탈레반 정부는 파키스탄 국경지대 두 곳에 캠프를 설치했으나, 구호단체는 난민들이 머무르기에 적절한 설비가 캠프에 갖춰져 있지 않음을 지적하며 인도적 피해를 우려했다. 아프가니스탄 국내도 실업난과 식량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파키스탄의 아프간 난민까지 다시 대거 귀환한다면 인도적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