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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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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1일러시아의 북한 노동자, 엇갈리는 증언들
‘강제노동’으로 규정한 GRC 보고서, 그리고 차이를 보이는 현장 이야기
슬랩첸코 바딤(아시아연구소)
최근 러시아로 들어오는 북한 사람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북한 사람들에게 발급된 비자는 3만 6,413건으로, 전년(9,239건)의 네 배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98%인 3만 5849건이 ‘유학’ 비자였는데, 실제로는 노동력을 학생 신분으로 들여오는 통로라는 지적이 많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추산을 종합하면, 현재 러시아에 체류하는 북한 사람은 1만 5000명에서 3만 명 이상에 이른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국제 인권단체 글로벌 라이츠 컴플라이언스(GRC)가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21명의 증언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핵심은 이른바 ‘빚’의 구조다. 노동자들이 매달 당국에 상납해야 하는 ‘국가계획분’이 700~850달러로 상향된 가운데, 상당수가 출국 전 이 액수를 정확히 통보받지 못한 채 러시아로 향한다는 것이다. 할당액을 채우지 못하면 부족분이 다음 달로 이월되고, 그 결과 일부는 하루 16시간씩 쉬는 날 없이 일하고도 손에 쥐는 돈이 월 10달러 안팎에 그친다고 보고서는 전한다. 숙소는 난방이 되지 않는 컨테이너 가건물이고, 작업 현장에 붙어 있어 자유로운 외출도 어렵다고 기록하고 있다. GRC는 이런 구조가 국제법상 ‘강제노동(forced labour)’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다만 현장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는 이와 다른 측면도 있다. 러시아 극동과 남부 지역, 그리고 모스크바 근교의 건설 현장을 두루 거치며 북한 노동자들의 통역관으로 일하면서 이들과 자주 대화를 나눠 온 러시아인의 전언을 들어보면, 보고서의 묘사와 부합되지 않는 대목도 있다. 지역도 성격도 전혀 다른 세 현장이었지만, 노동자들이 처한 사정은 대체로 비슷했다고 그는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노동 시간은 하루 16시간이 아니라 12시간 정도이고, 난방이 되지 않는 컨테이너에 갇혀 지낸다는 대목도 사실과 다르다. 숙소 여건은 그런대로 견딜 만하며, 전속 요리사를 두고 시공사 비용으로 식사가 제공된다고 한다. ‘국가계획분’을 보내고 난 뒤에도 매달 4만~5만 루블, 한화로 약 75만~93만 원가량이 남는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을 막기 위해 여권을 압수당한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원하면 북한으로는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고 강제로 붙잡아 두지는 않는다고 그는 전했다.
물론 이 또한 한 사람의 관찰이며, 객관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 현장은 지역과 업종, 파견 기관에 따라 조건이 다를 수 있어, 그의 경험이 모든 곳에 그대로 들어맞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서로 다른 세 현장에서 비슷한 현상을 보았다는 점은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대목이다. 같은 맥락에서, GRC 보고서가 담은 21명의 목소리가 전체를 어느 정도 대표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결국 이 문제는 제한된 수의 증언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에서의 북한 노동자의 실상은 앞으로도 더 넓은 현장과 더 많은 자료를 축적하여 좀 더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는 주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