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정부는 외국인을 시위 진압에 투입하고 있는가?
황의현(아시아연구소)
2025년 12월 말에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아직도 이어지는 가운데, 반정부 성향 운동가들과 언론은 이란 정부가 외국인을 시위 진압에 투입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대표적인 반체제 언론인 이란인터네셔널(Iran International)은 1월 7일 이라크 쉬아파 민병대원 약 800명이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이란에 입국했으며, 아프간인과 파키스탄인도 시위 진압에 동원되었다고 주장했다. 1월 16일에는 CNN도 이라크 쉬아파 민병대원들이 시위 진압을 위해 성지순례객으로 위장해 이란에 입국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반이란 성향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도 이란이 이라크 쉬아파 민병대원, 레바논 헤즈볼라, 아프간인을 시위 진압에 동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란 정부가 외국인을 시위 진압에 투입하고 있다는 의혹과 주장은 2019년 시위와 2021년 히잡 반대 시위 등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제기되었다. 이스라엘 언론 예루살렘포스트(Jerusalem Post)는 2021년 히잡 반대 시위 기간에 레바논 헤즈볼라 대원들이 진압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책연구소인 요크타운 연구소(Yorktown Institute)의 선임연구원인 샤이 카티리(Shay Khatiri)는 2019년 시위 당시 이란 정부는 이라크 쉬아파 민병대원 등 외국인 용병들을 투입해 강경하게 시위를 진압해 약 1,5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카티리는 시위 진압을 담당하는 혁명수비대 내부에서도 일반 대원들을 중심으로 폭력 진압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란 정부가 외국인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다. 외국인들은 이란인 시위대에 동조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란과 함께 ‘저항의 축’을 구성하며 이란으로부터 자금, 물자 등을 지원받는 헤즈볼라와 이라크 쉬아파 민병대 또한 보호자이자 지원자인 이란 정부를 지키기 위해 나설 유인도 존재한다.
이러한 주장의 출처가 주로 ‘익명의 소식통’이라는 점이 문제다. 다른 증거로는 X(구 트위터)에 시위 진압 병력 가운데 아랍인이 끼어 있다는 주장과 아랍어를 사용하며 경찰과 함께 시위대를 폭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들이 있지만, 이란 국내 소식이 단절된 상황에서 반체제 언론의 주장 외에는 이란 정부가 조직적으로 외국인을 시위 진압에 투입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라크 쉬아파 무장조직 연합체인 국민동원군(Popular Mobilization Force) 공보부는 산하 민병대가 이란에 파견되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