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이 된 호수 아랄해를 떠난 사람들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최아영(아시아연구소)
카자흐스탄에서는 매년 3월 26일을 ‘아랄해의 날’로 기념한다. 이는 1993년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이 모여 ‘아랄해 보존을 위한 국제기금’(IFAS, International Fund for Saving the Aral Sea)을 설립한 날인 3월 26일에서 유래한 것이다. 아랄해는 인간이 초래한 20세기 최악의 환경재앙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영토에 걸쳐 있는 아랄해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시르다리야강과 아무다리야강이라는 두 개의 큰 강이 흘러들던,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내륙호수였다. 그러나 현재 아랄해는 당시 수량의 10%만 남아 있다. 한때 그 광활한 규모 때문에 ‘바다’라는 이름을 가졌던 아랄해는 이제 그 이름조차 무색해졌다. 물길이 끊기고 호수가 말라버리자 바닥이 드러났고, 그 자리에는 남한 면적의 약 54%에 달하는 넓이의 ‘아랄쿰’(Aralkum)’이라는 ‘사막’이 생겨났다.
아랄해의 면적이 급격히 줄어든 주된 원인은 1960년대부터 시작된 대규모 관개 농업이다.
중앙아시아의 주요 하천인 시르다리야강과 아무다리야강은 본래 아랄해로 흘러들었지만, 면화 재배를 위한 관개용수 확보로 강물의 흐름이 변화했다. 특히 카라쿰 운하의 건설로 아무다리야강 유량의 약 45%가 운하로 빠져나가면서, 해당 수량이 투르크메니스탄의 관개 농업에 사용되었고, 그 결과 아랄해로 유입되는 수량이 크게 감소하게 되었다. 아랄해는 수심이 점점 얕아지다가 1989년에 북부의 소아랄해(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주)와 남부의 대아랄해(우즈베키스탄 카라칼팍스탄 공화국)로 분리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사막화는 계속 진행되어, 남부의 대아랄해마저 다시 두 부분으로 갈라졌으며, 2014년에는 남부 아랄해의 서쪽 지역이 바닥을 드러냈다.
이러한 아랄해의 사막화는 주변 지역의 기후변화로 이어져, 1960년대 초부터 연간 40도를 넘는 폭염일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또한 지난 20년 동안 호수 수면이 50cm나 낮아지면서 아랄해의 수량이 줄었고, 이로 인해 서식 어류의 양도 급감했다. 그 결과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며 어민들의 생계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이와 함께 아랄해 바닥에 침전되어 있던 목화재배에 사용된 살충제와 독성물질이 염분과 함께 바람을 타고 확산되면서 인근 지역민들의 삶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카라칼팍스탄 공화국의 유아 사망률은 우즈베키스탄 평균보다 두 배나 높다. 이렇듯 건강 악화와 어획량 감소로 생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자 아랄해 지역의 어민들은 그동안 영위했던 생업, 집과 고향을 등지고, 카스피해, 발하슈 호수 인근 지역과 러시아 등지로 이주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환경문제로 인한 이주의 사례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공간이 바로 우즈베키스탄 카라칼팍스탄 공화국의 무이나크(Moynaq)이다. 무이나크는 원래 아랄해 연안에 있었지만, 현재는 사막화가 진행되어 아랄해로부터 100km나 떨어져 있다. ‘배들의 무덤’으로도 유명해진 무이나크에는 한때 대규모 생선 통조림 공장이 가동될 정도로 수산가공업이 번성했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아랄해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무이나크에 살던 사람들은 카자흐스탄이나 러시아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무이나크의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아랄해의 사막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2005년 코카랄(Kokaral) 댐을 건설하여 남부 아랄해로 흘러가는 시르다리야 강의 흐름을 차단했다. 그 결과 북부 아랄해의 염도가 낮아지고 어획량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렇게 카자흐스탄 영토인 북부 아랄해는 서서히 복원되고 있다.
한편 우즈베키스탄에 위치한 남부 아랄해는 여전히 사막화가 진행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도 많은 물을 소비하는 작물인 면화의 재배 면적을 점차 줄이고, 아랄해 바닥에 염분에 강하고 건조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삭사울(Saxaul)과 같은 관목을 식재하여 유해한 소금 바람을 줄이기 위한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랄해 전부를 복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랄해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시르다리야강과 아무다리야강으로부터 유입되는 수량이 대폭 증가해야 하는데,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주요 물 소비국가인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수자원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랄해 지역은 다시 사람들이 돌아와 살아갈 수 있는 땅으로 회복될 수 없는 것일까?
이처럼 복원에 제약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북부 아랄해의 부분적 복원 사례는 제한적이나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어업이 재개되었으며, 앞서 언급한 무이나크 역시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아랄해 생태관광의 거점으로 개발을 추진 중인 지역이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이후 중단되었던 무이나크 공항의 여객 수송도 재개되었으며, 2022년부터 재건된 공항을 통해 정기 항공편 운항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아랄해를 완전히 복원하기는 어렵지만, 선택적이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이 지역의 정착 여건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