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 신청자의 테러 공격 이후 커지는 독일의 반난민 정서
황의현(아시아연구소)
8월 23일 독일 졸링겐의 축제장에서 26세 시리아인이 흉기 난동 사건을 일으켜 3명을 살해하고 8명을 다치게 했다. 범인은 8월 24일 자수했으며, 지난 2022년 12월 독일에 입국해 망명을 신청했던 인물이었다. 범인의 난민 신청이 거부된 이유는 EU 난민조약인 더블린 조약 규정 때문이었다. 이에 따르면 난민은 처음 입국한 EU 국가에서 망명 신청을 밟아야 한다. 범인 또한 불가리아를 거쳐 독일로 입국했고, 독일 이민당국은 범인이 불가리아에서 망명 신청을 밟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불가리아로 송환하고자 했으나 범인이 잠적하면서 무산되었다. 송환 기간이 끝난 뒤 범인은 독일 이민당국으로부터 인도적 체류허가에 해당하는 보충적 보호 결정을 받아 졸링겐의 난민센터에 머물렀다. 독일은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난민에게는 망명 사유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도적 고려에 따라 체류를 허가하고 있다.
이슬람국가(IS)는 범인이 IS 대원이라고 주장하며 복면을 쓰고 흉기를 든 남성이 전 세계 무슬림의 죽음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대한 복수를 선언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범인과 IS의 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난민이 이슬람 극단주의 이념에 경도되어 테러 공격을 자행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반난민 정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CDU)은 범죄자 대부분이 이슬람 극단주의 이념을 따르는 난민들이라고 주장하며 모든 국경을 통제하고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고, 극우파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모든 이민을 막아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다. 올라프 슐츠 총리 또한 독일에 있어서는 안되는 난민과 이민자를 신속히 추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공격으로 반난민 정세가 거세짐에 따라 시리아 난민 송환을 지지하는 여론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각국에서는 시리아 국내 상황이 안정을 되찾고 있기에 더 이상 난민을 수용할 이유가 없으며, 시리아 국내의 안전 지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21년 덴마크 정부는 다마스쿠스가 더는 위험 지역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고 다마스쿠스 출신 시리아 난민에 주어진 장기 체류 허가를 취소했으며, 2024년 7월 독일에서는 지난 7월 민간인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