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
최아영(아시아연구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가까이 지속되는 동안 유럽연합을 비롯해서 해외로 떠났던 우크라이나 난민 중 상당수가 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IOM은 2023년 5월 25일 현재 전쟁으로 인해 해외로 떠났던 우크라이나인 중 약 480만 명이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다고 추산하고 있다. UNHCR도 2023년 4월 초 우크라이나로 입국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 사람이 1,100만 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 수치에는 반복적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들의 수도 포함되어 있다.
유럽연합은 2022년 3월 임시보호지침(temporary protection directive)을 가동하여 대규모로 밀려오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주택, 의료, 고용, 교육과 같은 복지 혜택을 신속하게 제공했다. 2024년 3월에 종료되는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임시보호지침의 적용 시한을 2025년 3월까지 1년 더 연장하기도 했다. 이제 유럽연합,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2025년 3월 이후 유럽의 우크라이나 난민 문제의 향방에 대하여 고심하고 있다.
유럽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난민의 본국 귀환 문제는 우크라이나와 난민 거주국 간의 이해가 엇갈린 복잡한 사안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여전히 전투행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유럽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본국으로 돌아오기를 원하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해외로 떠난 우크라이나인들이 돌아오지 않거나 인구 유출이 계속된다면 이것은 심각한 인구 감소 위기로 이어져 전후 국가 재건 등 우크라이나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23년 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해외에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귀환을 독려하기 위해서 우크라이나인들이 본국으로 돌아올 경우 현금 형태의 보조금, 주택 담보 대출 보조금, 창업 시 대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을 비롯하여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유럽 국가로서는 자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다수가 문화적 배경이 유사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노동가능인구이기 때문에 이들이 우크라이나로 돌아간다면 자국 노동시장의 공백을 또다시 겪게 될 것이기에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많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독일, 폴란드 등 유럽연합 국가에서 정착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불안정한 법적 지위, 헤어진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 고립감 그리고 물가가 비싼 유럽의 도시에서 경험하는 생활고, 외국어 습득 문제 등 타국에서 난민으로 생존하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 전쟁의 위협보다 더 크다고 여기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은 유럽에 정착하여 그 사회에 통합되는 길이 아닌 본국으로 돌아가기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렇게 전쟁 중인 본국을 향한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귀환 행렬은 멈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