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불법 체류자 처벌 강화 및 입국 규제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민 정책 대폭 강화
슬랩첸코 바딤(아시아연구소)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이 이민자들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새로운 법안 패키지를 발의했다. 이번 조치는 불법 이민을 억제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변경 사항으로는 불법 체류자에 대한 처벌 강화, 불법 이민 조직에 대한 처벌 강화, 위조문서 관련 처벌 강화, 인터넷 규제 강화, 그리고 결혼을 통한 체류 허가 규제 등이 포함된다.
불법 체류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에 대해 가중 처벌이 가능해지며, 경감 사유 있어도 경미한 범죄라도 실형 선고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불법 이민을 조직한 자에 대한 처벌은 최소 2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강화되며,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다른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불법 이민을 조직한 경우 5-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입국 규정을 위반하기 위해 문서를 위조한 법인에 대해 최대 1000만 루블(약 1억 5천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로스콤나조르(러시아 통신감독청)에는 불법 이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법원 명령 없이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결혼을 통한 체류 허가와 관련해서는 러시아 국민과 결혼한 외국인의 경우 결혼 후 3년이 지나야 임시 거주 허가(РВП: разрешение на временное проживание)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이 변경된다.
이번 법안 패키지는 3월 모스크바 근교 콘서트홀 테러 사건 이후 이민자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강경책이 단순히 테러 대응을 넘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사회의 전반적인 강경화 추세를 반영한다고 분석한다. 이 법안들은 이미 350명 이상의 하원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강경책이 실제 범죄 통계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 내무부 장관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는 올해 외국인에 의한 중범죄가 8% 가량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러시아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러시아 경제에서 중앙아시아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지나친 규제는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법안 패키지는 러시아의 이민 정책이 보다 제한적이고 엄격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이 법안들의 구체적인 시행과 그 영향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