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를 테러 단체로 지정
황의현(아시아연구소)
7월 22일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법안이 이스라엘 의회에서 압도적 찬성표를 얻어 1차 독회를 통과했다. 법안이 최정 통과되면 이스라엘 국내에서 UNRWA 활동이 전면 금지되며, UN 직원으로서 가지던 UNRWA 직원이 가진 외교 특권과 면책권도 폐지된다. 이스라엘이 국내에서 UNRWA 활동을 금지시키면 이스라엘 영토를 거쳐 이루어지는 가자지구로의 구호 물품 제공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 라파흐 국경검문소를 거쳐 물자를 전달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스라엘군이 라파흐 검문소를 통한 물자 반입을 제한하고 있어 이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에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난민에 구호 물자와 보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UNRWA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부당하게 난민 지위를 주고 있다고 비판해왔으며, 가자지구 전쟁을 UNRWA를 무력화하려는 계기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지난 1월 UNRWA 직원들이 지난 2023년 10월 하마스의 공격과 민간인 살해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으며, 이스라엘의 주장이 제기된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국가는 UNRWA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그러나 UN 조사단이 이스라엘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힌 이후 대부분의 국가는 자금 지원을 재개했다. 영국도 7월 19일 UNRWA에 다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UNRWA는 이스라엘의 결정이 UN 역사상 전례가 없는 것이며 UNRWA를 없애려는 시도라고 비판했으며, 팔레스타인과 요르단 등 아랍 국가 또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의 결정은 서방 국가에서도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7월 24일 미국 국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UNRWA가 테러조직이 아니라고 언급하며 이스라엘 정부와 의회에 법안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는 또한 UNRWA에 대한 공격이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인도적 지원을 어렵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또한 UNRWA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결정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