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이 주장하는 것보다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출신 난민 수가 몇 배나 적을 확률이 높다
바딤 슬랩첸코(아시아연구소)
러시아 정부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온 난민이 53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이 숫자에 대해 우크라이나 난민을 연구하는 많은 전문가들은 의심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민간단체인 민간지원재단(Фонд “Гражданское содействие”)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수치는 크게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우크라이나 난민 유입에 관한 정보의 주요 출처는 러시아 국영 통신사인 타스통신이라고 한다. 그러나 타스통신사가 사용한 데이터는 러시아 연방보안국(ФСБ)이 제공한 국경 통과에 대한 통계자료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자료에는 난민뿐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모든 사람이 포함되어 있어 정확한 난민 통계를 파악하기 어렵다. 게다가 현재 러시아는 난민에 대한 정상적인 통계가 없다. 난민유입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서인데, 2022년에는 임시 난민 지위를 얻은 사람들 9만 7천 명 중에서 공식 난민 지위를 얻은 사람은 다섯 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출신 난민이 530만 명이 안 된다는 사실은 러시아 내무부가 발표한 이주 통계를 통해 입증될 수 있다.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약 100만 명 우크라이나 출신 사람들이 거주지 등록 신고하였다. 하지만 거주지 동록을 신고한 사람이 다른 국가로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이 수치도 정확하다고 보기 어렵다.
민간지원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에 유입된 우크라이나 난민 수를 물질적 지원의 규모로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서 유입된 난민을 위한 일회성 재정 지원으로 123억 루블을 할당했다. 1인당 지원 액수 10,000루블을 감안하면 러시아에는 약 12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체류할 수 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난민 중 누가 이 지원을 받았는지, 누가 받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며, 난민을 인정하는 법적 메커니즘이 러시아에서 작동하지 않아 정확한 통계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현재까지 언급된 수치 중 어느 것도 러시아에 수백만 명의 난민이 체류하고 있다는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민간지원재단 대표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에 대한 실제 통계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지만 현재 타스통신이 배포하는 통계자료는 아무런 근거가 없음을 주장할 수 있다. 물질적 지원에 할당된 금액만 보면 수백만 명의 난민이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