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도 10월호: 2022년 전후의 북극 거버넌스
2026년 10월 26일유럽의 아프가니스탄 난민 본국 송환 시작
김선희(아시아연구소)
유럽 각국은 그간 중단했던 아프가니스탄 국적자 송환을 재개했다. 독일이 탈레반 당국과 협의하면서 아프간인들의 송환을 시작하고 또한 송환 대상을 넓히고 있고, 프랑스, 스웨덴 등도 송환 협력 방안을 검토, 추진중에 있다. 2026년 10월 현재까지 아직 송환의 규모는 크지 않으나, 유럽 내의 반이민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우파 세력의 부상을 배경으로 아프가니스탄으로의 난민 송환 체계가 자리 잡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언론 보도에서는 흔히 “아프간 난민”이라고 뭉뚱그려 부르지만, 이들의 법적 지위는 다양하다. 송환 대상에는 망명 신청이 기각되었거나 다른 체류 근거를 잃은 아프가니스탄 국적자 등이 포함된다. 유럽연합 망명청(EUAA)에 따르면 독일은 2024년 8월 30일 전과가 있는 아프간인 28명을 송환했다. 즉, 2021년 탈레반 재집권 이후 중단되었던 집단 송환이 재개된 것이다. 독일은 2025년 7월에도 81명을 추가로 출국 시켰으며, 오스트리아 역시 같은 해 10월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아프간 남성 1명을 추방했다.
뉴욕타임스가 독일 내무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25년 5월 메르츠 정부가 들어선 뒤 2026년 10월 보도 시점까지 독일이 송환한 아프간인은 총 263명이다. 스웨덴은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아프간인 200명의 추방을 추진하고 있고, 프랑스도 탈레반과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지 검토하고 있다.
국제구호위원회(IRC)는 2025년 말 기준으로 EU에서 출국명령을 받은 아프간인이 2만 2,000명을 넘는다고 밝힌다. 이렇게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유럽 전체의 강제송환 누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실제 집행은 독일에서 수백 명 수준에 머물러 있고, 다른 나라들은 협의와 준비를 병행하는 단계로 보인다.
송환 대상 또한 확대되고 있다. 엘파이스 보도에 따르면 독일이 2026년 7월부터 형사사건 이력이 없는 아프간인까지 송환하기 시작했다.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독일 주정부들이 송환을 요청한 약 500명 가운데 55%는 경찰 기록상 아무런 전력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실제 추방자의 구성을 보여주는 통계는 아니지만, 송환 추진 대상이 범죄자나 안보 위험 인물을 넘어 일반 출국의무자로까지 넓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송환 확대의 정치적 배경
관련 보도들은 송환 확대의 주된 배경으로 유럽 내 이민 통제 여론과 정당 간 경쟁을 꼽는다. 독일에서는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2025년 총선에서 정당투표 20.8%를 얻었다. 2021년(10.4%)의 두 배 수준이다. 이러한 극우 정당과의 경쟁에 대비해야 하는 현 정권은 이민자 및 국경 관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경기 침체 또한 강경한 이민 정책에 힘을 더하는 배경이다. EU 집행위원회는 독일 경제가 2년간의 경기침체에 이어 2025년에도 0.2% 성장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현재 이러한 강경 송환 조치는 망명 신청 증가와 맞물려 있는 것은 아니다. EUAA 자료를 보면 2026년 상반기 EU 27개국과 노르웨이, 스위스의 망명 신청은 약 33만 2,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다. 그간 적재된 신청 부담은 여전하지만, 최근의 송환 확대는 신규 유입 규모보다는 체류 자격이 없는 사람에 대한 출국 집행을 강화하려는 정책 기조와 더 깊이 맞닿아 있다. 탈레반과의 협력은 송환을 실제로 집행하기 위한 절차상의 필요에서 비롯된다. 본국으로 송환하려면 국적과 신원을 확인하고 여행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며, 도착국의 인수 협조도 받아야 한다. 독일은 이러 절차를 돕는 탈레반 측 인사들이 공관에서 활동하는 것을 허용했다. 유럽 각국 정부는 이러한 탈레반 정부와의 협력이 송환에 국한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무 협력이 곧 탈레반 정부를 공식 승인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송환을 위한 접촉이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탈레반이 유럽에서 활동하고 대외 협상에 나설 여지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송환 정책은 이러한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는 법적 제약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유럽인권재판소 판례에 따르면, 고문이나 비인도적 처우를 받을 실질적 위험이 있는 국가로의 송환은 국가안보를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UNHCR 역시 2025년 9월 개정한 지침에서 아프간인 강제송환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유럽의 아프간 송환은 실제 집행 규모보다는 대상 확대와 협력 체계 구축이 더 두드러지는 단계에 있다. 앞으로의 흐름을 가늠하려면 국가별 실제 송환 인원, 비범죄자에 대한 집행 범위, 탈레반과의 협력 조건을 꾸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Elian Peltier and Jim Tankersley. “The Taliban Are Using Europe’s Fear of Migrants to Their Advantage.” The New York Times, 2026.10.12.
European Union Agency for Asylum (EUAA). 2026. Latest Asylum Trends: Mid-Year Review 2026. Valletta: EUAA. https://www.euaa.europa.eu/publications/latest-asylum-trends-mid-year-review-2026.
European Union Agency for Asylum (EUAA). 2026. “1.4. Treatment of Persons Returning from Abroad.” In COI Report – Afghanistan: Country Focus. Valletta: EUAA, February. https://www.euaa.europa.eu/coi-report-afghanistan-country-focus/14-treatment-persons-returning-abroad (검색일: 2026.10.01).
Christian Segura. 2026. “Alemania aumentará las deportaciones de afganos sin antecedentes penales.” El País, October 22, 2026. https://elpais.com/internacional/2026-10-22/alemania-aumentara-las-deportaciones-de-afganos-sin-antecedentes-penales.html (검색일:2026.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