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탈 소비에트 공간에서 발생한 근본적인 정치, 사회, 경제적 변화는 중앙아시아인들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고, 이에 따른 국외이주도 급격히 증가하였다. 소련 해체 후, 인구의 약 10%인 2,800만 명이 타국으로 이주하였고, 이들 중 약 2,000만 명은 소비에트 타국에 정착하였으며, 나머지 약 600-700만 명은 유럽, 북미, 이스라엘 등으로 이주하였다. 러시아로의 유입이 1,230만 명으로, 2010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인구 유입국이 되었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로의 이주자만 300만 명에 달하였다. 이들은 주로 구소련의 다른 연방공화국에 거주하던 러시아민족으로 자신의 민족지역인 러시아로 이주한 것이다.
중앙아시아는 1990년대 초부터 이주민들의 주요 공급원이었는데, 중앙아시아에서 진행된 국제이주는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났다. 초기의 ‘귀환이주’와 이후 ‘노동이주’다. 귀환이주는 1990년대 구소련을 뒤덮었던 민족주의 분위기 속에서 민족성에 따른 이주현상이며, 노동이주는 급격한 사회경제적 침체 속에 일자리를 찾아 떠난 것이다. 중앙아시아 5개국 중,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은 이주노동자들의 송금경제에 의해 국가경제가 유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GDP 대비 송금액 비율은 각각 42%, 32%, 25%나 차지하고 있다. 구소련의 아르메니아와 함께 전 세계에서 송금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은 국가이다.
중앙아시아 노동이주의 증가는 최근 한국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최근 한국 내 불법체류자 증가율 1위는 카자흐스탄이며, 2018년 1-9월 난민신청자 12,600명 중에서 카자흐스탄인이 2,105명으로 전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로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층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렇듯 중앙아시아인들의 이주노동은 송금경제라는 측면에서 자국 경제발전에도 중요하지만, 사회문제로서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중앙아시아인들의 국제이주 패턴과 영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