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아시아센터 이주난민연구단 제20회 전문가초청특별강연
2026년 5월 14일
중앙아시아센터 이주난민연구단 제11회 세미나
2026년 5월 19일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 이주·난민연구단은 최영일 아시아문화연구원 김포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장을 초청해 「지방정부의 이주민 지원사업과 난민의 정착」을 주제로 전문가 특별 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강연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이주민 지원 정책과 난민 정착 지원의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김포시 외국인주민지원센터의 운영 경험을 통해 한국 사회의 이주민 통합 정책이 직면한 과제와 가능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영일 센터장은 먼저 김포시 외국인주민지원센터의 운영 구조와 주요 사업을 소개했다. 김포시 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별도의 국가 법률이 아닌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근거해 설립된 기관으로, 상담·통역, 한국어 교육, 사회통합 프로그램, 문화교류 사업, 이주배경 청소년 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김포시에는 약 3만 2천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귀화자를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약 7%를 차지한다. 특히 제조업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노동자와 가족 동반 이주자가 증가하면서, 지역사회 차원의 정주 지원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에서는 김포시가 운영하는 다양한 지원 사업도 소개되었다. 센터는 18개 언어권별 온라인 채널을 운영하며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있고, 법무부와 고용노동부가 함께 참여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체류, 고용, 생활 관련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매월 약 1천 건의 상담을 진행하며 임금체불, 산재, 체류 문제, 교육, 의료, 보험, 연금 등 다양한 분야의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상담 인력 상당수가 이주배경을 가진 당사자들로 구성되어 있어 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난민 지원 역시 별도의 특별 사업보다는 지역사회 보편적 서비스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포에는 미얀마 재정착 난민, 준머(Jumma) 공동체 출신 난민,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가족 등 다양한 난민 집단이 거주하고 있다. 그는 난민을 위한 별도의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교육, 상담, 복지, 문화 프로그램 등 기존 인프라를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주배경 청소년 교육지원 사업, 방과후 교실, 한국어 교육, 진로교육, 통역 지원 등의 프로그램에 난민 자녀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연에서는 난민 정착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어려움도 공유되었다. 최 센터장은 재정착 난민과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가족들이 언어 장벽뿐 아니라 트라우마, 가족 결합 문제, 신분증명과 여권 발급 문제, 해외 가족과의 연락 및 송금 문제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난민들은 전쟁과 강제 이주의 경험으로 인해 심리적 불안과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나, 관련 지원을 위한 예산과 전문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난민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한 이후에도 가족 초청과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정착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난민 자녀들의 언어와 정체성 문제도 중요한 과제로 언급했다. 준머 공동체와 미얀마 재정착 난민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모국어와 민족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부모들은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포시 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차크마어, 미얀마어 등 모국어 교육과 이중언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언어적·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는 이주배경 아동에게 있어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를 연결하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사회의 역할과 인식 개선의 중요성도 강조되었다. 최 센터장은 2015년 김포시 난민지원조례 논의 당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난민 유입에 대한 우려와 반대가 존재했지만, 이후 다양한 교육과 문화교류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인식이 점차 변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세계 난민의 날 행사, 난민 영화 제작, 문화축제, 공동체 행사 등을 통해 시민들이 난민과 직접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왔으며, 실제 현장에서는 온라인 공간에서 나타나는 혐오 담론과 달리 많은 시민들이 난민 정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난민과 일반 이주민 지원의 차이,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의 정착 문제, 이주배경 아동의 언어교육, 지역사회의 역할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최 센터장은 난민들이 일반 이주민과 비교해 심리적·법적 취약성이 더 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별도의 분리된 정책보다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보편적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난민 정착은 행정기관만의 과제가 아니라 학교, 복지기관, 종교단체,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지역 거버넌스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강연은 난민과 이주민의 정착을 둘러싼 논의가 중앙정부의 제도 설계뿐 아니라 지방정부와 지역사회의 역할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특히 김포시 사례는 다양한 이주민과 난민 공동체가 지역사회 안에서 공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해 온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향후 한국의 이주·난민 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