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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 이주·난민연구단 <MRD 포커스> 1월호: 난민 구호 기금 감소로 추방에 내몰리는 시리아 난민들2024-01-29 12:24
작성자 Level 8

난민 구호 기금 감소로 추방에 내몰리는 시리아 난민들

황의현(아시아연구소)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 등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인도적 위기는 구호단체의 활동에 어려움을 야기했다. 지원을 제공해야 할 곳은 많아졌지만 기부금은 충분히 늘어나지 않았고, 결국 중동 지역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들은 시리아 난민을 대상으로 한 구호와 지원 활동 규모를 줄여야할 필요에 놓였다.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에 이미 UN 산하기구들은 요르단 내 시리아 난민에 대한 식량 지원 규모를 감축하기 시작했으며, 2023년 말에는 세계식량기구가 시리아 내 국내난민 560만 명에 대한 식량 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미 국무부가 시리아 난민에 대한 지원 예산을 30% 감축한 데 따른 것이다. 2023년도 UN은 시리아 난민 구호를 위한 기금 58억 6,000만 달러를 조성하고자 했으나 단 18억 5,400만 달러만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이는 전체 모금 목표액의 단 14.6%에 불과한 것으로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레바논, 요르단, 튀르키예 등 시리아 난민을 대거 수용한 국가들은 난민에 대한 외부 지원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으나, 지원금이 줄어들면서 난민들이 제기하는 경제적 부담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지난 2023년 12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구호 기금 감소에 따른 요르단의 사회경제적 위기 심화를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난민 수용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면서 인접국에서는 시리아 난민을 돌려보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 가장 많은 시리아 난민을 수용한 튀르키예에서는 2023년 1~8월에만 약 3만 명의 시리아 난민이 추방되었으며, 레바논에서도 시리아 난민을 강제로 추방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직 강제 송환에는 나서지 않은 요르단 또한 지난 2023년 5월에 난민 문제 해결 방안으로 시리아와의 국교 재수립을 제시함으로서 시리아 난민을 귀환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UN은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 시리아 대통령 정부가 귀환한 난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거나 불법적으로 체포, 구금하는 등의 인권 탄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리아는 여전히 난민들이 귀환하기에 안전한 환경이 아니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