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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 이주·난민연구단 <MRD 포커스> 4월호: 전쟁과 난민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기하는 난민 연구의 주요 쟁점 (2)2024-04-2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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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 2 - 현장에서 본 전쟁 난민 연구의 쟁점들 


최아영(서울대학교) 박사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수행한 21명(UNHCR Poland 관계자, 바르샤바 소재 우크라이나 학교 관계자, 바르샤바 거주 우크라이나 난민 학부모)과의 인터뷰 내용을 분석에 사용하여 ‘난민의 거주국 통합과 난민 자녀 교육: 폴란드 거주 우크라이나 난민 아동의 교육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최아영 박사는 난민 자녀의 교육은 난민들의 모빌리티와 거주국 사회 통합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임을 강조하며, 난민 아동 교육의 현황과 사회통합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였다. 최아영 박사에 따르면 현재 폴란드에서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폴란드 공교육 시스템 편입 수준 낮은데, 그 이유는 폴란드를 영구 정착지로 여기지 않는 경향과 아직 결정되지 않은 체류 자격에 그 이유가 있음을 분석하였다. 또한, 난민들은 폴란드 잔류, 본국 회귀와 같은 이주 전략이 자녀들의 교육 형태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함을 설명하였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난민들의 법적 체류 자격의 변화, 전쟁과 종전과 같은 변수로 인하여 상황이 바뀌게 된다면 오히려 난민 자녀 교육이 우크라이나 난민의 이주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것임을 설명하면서 발표를 마무리하였다.

최아영 박사에 대한 토론은 김혜진 (한국외대) 교수에 의해 이뤄졌다. 첫 번째는 인터뷰 대상자와의 인터뷰가 어떠한 언어로 진행되었는지 명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두 번째로는 민족적인 배경에 대한 질문이다. 난민 아동이 주제인만큼 그 가정이 어떤 민족으로 구성되었는지, 단일 가정인지 아니면 혼합 가정인지에 대한 설명을 보충해주는 것을 제안하였다. 이에 덧붙여 언어 문제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출신 이주민들의 자녀가 폴란드어, 우크라이나어, 러시아어 3중 언어 부담을 느끼게 될 텐데 최아영 박사의 글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는 부분은 우크라이나어를 다뤘는데, 러시아어가 끼어 있는 언어적인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폴란드가 시리아 난민 때는 반난민 정서가 강하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때는 급변했고, 두 그룹을 수용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 논쟁이 있을 것이라는 최아영 박사의 결론에 대해 어떠한 특이사항 있는지, 또한 난민에 대한 폴란드의 수용성과 사회적 분위기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하여 질문하면서 토론을 마쳤다.

김혜진 교수의 인터뷰 대상자의 언어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최아영 박사는 인터뷰는 러시아어로 진행되었지만, 모두 우크라이나 어를 굉장히 잘한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모든 인터뷰 대상자들은 인터뷰 전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로 된 IRB(생명윤리위원회)에 우크라이나어로 사인을 하여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3중 언어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 러시아어는 공식 언어가 아니며 폴란드에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공식 언어는 우크라이나어라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 폴란드의 시리아 난민과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이중 잣대에 관해서 답변하였다. 최아영 박사는 이중 잣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는 지정학적으로 바로 붙어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러시아라는 공공의 적이 있다는 점도 덧붙여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수용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이유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답변하였다. EU 국가들 중에서도 빈곤한 국가인 폴란드가 많이 수용할 수 없으며, EU의 지원금이 너무 적다라는 점 등으로 인해 폴란드의 수용성에는 변화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사회적 분위기 면에서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폴란드가 엄청난 파괴를 경험했고 이러한 감정을 우크라이나 인들과 같이 나누고 있다는 점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경제적 문제와는 또 다른 사회적 분위기가 있음을 설명하였다. 게다가 폴란드 정권이 우익 정당에서 친 EU적인 정권으로 바뀌면서 수용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난민들이 양질의 노동력이 될 수 있음을 정부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폴란드로 난민들을 포섭하는 것에 대해 반대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바딤 슬렙첸코(서울대학교) 박사는 ‘러시아 렐로칸트(전쟁 난민)의 수용국 경제 참여와 기여: 아르메니아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 발표에서 바딤 박사는 러시아 렐로칸트들이 아르메니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또한, 아르메니아 정부가 취한 제도적인 조치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분석했다. 바딤 박사는 아르메니아와 조지아, 두 코카서스 국가에서의 러시아 렐로칸트들의 장기체류 조건을 비교 분석하며, 러시아 렐로칸트들이 조지아가 아닌 아르메니아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선택의 요인으로는 기후, 물가, 입국 난이도, 분위기 등 다양한 요인들이 언급되었다. 바딤 박사는 이러한 유입으로 아르메니아 내에서 러시아 렐로칸트들이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면서, 예를 들어 IT 사업, 커피 전문점 등을 언급했다.

바딤 슬렙첸코 박사에 대한 토론은 이문영(서울대학교) 교수에 의해 이뤄졌다. 이문영 교수(서울대학교)는 바딤 슬렙첸코 박사의 발표에 대해 여러 질문을 제기했다. 첫 번째 질문은 나고르노-카라바흐 문제로 인한 아르메니아와 러시아 간의 정치적 관계가 러시아 렐로칸트들에 대한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두 번째 질문은 러시아 렐로칸트들이 아르메니아를 떠나 러시아로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세 번째 질문은 아르메니아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난민과 러시아 난민 간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바딤 박사는 이문영 교수의 질문에 대해 세심하게 답변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해, 바딤 박사는 정치적 관계의 악화가 일반 국민 수준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아르메니아 사회가 러시아인들을 고급 인력으로 인식하고, 그들이 아르메니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인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보다는 그들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15%의 러시아 렐로칸트들이 러시아로 돌아갔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은 숫자라고 지적했다. 바딤 박사에 따르면, 러시아로 돌아가는 주된 이유는 정치적이 아닌 경제적인 측면이며, 아르메니아에서 취업하기 어렵고 봉급이 낮아 러시아에서 생활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는, 러시아 전쟁 난민과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사이에 전반적으로 많은 교류는 없지만, 러시아 난민이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는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답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난민 사이의 복잡한 관계와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황의현(서울대학교) 박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재조명하는 아랍권의 시리아 난민 인식’에 대해 발표하였다. 먼저 시리아 난민은 독일과 이후 발칸 국가들로, 우크라이나 난민은 폴란드로 유입되어 지리적 유사성이 존재하고, 시리아 난민보다 우크라이나 난민의 수가 더 많았는데 유럽의 반응이 달랐다고 문제 제기를 하였다. 시리아 난민은 한 번도 환영하지 않았는데, 우크라이나 난민은 비록 초기지만 분명 환영받았던 시기가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서구권 언론과 학자는 인종주의적 차별을 드러낸다고 비판하였으며, 이는 아랍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아랍권은 서구에서 제기된 비판을 아랍어로 옮겨 지역의 독재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그 후 아랍권에서 난민 정책은 어떠한지에 대해 레바논과 요르단을 비교연구하였다. 레바논은 무정책 정책으로, 지방 정부 차원의 자체적 통제를 하였고, 2014년 이후에 입국제한, 통제 강화, 취업 제한, 강제 송환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반면 요르단은 공식적으로 난민을 수용하고, UNHCR을 통해 지원을 하였으며, ‘요르단 콤팩트’ 등의 정책을 통해 난민 지대를 추구하며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였다. 이 정책의 차이에 대해 황의현 박사는 인식의 차이를 언급하였다. 난민은 레바논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고, 경제적 문제의 원인이며, 가장 궁극적으로 레바논은 이전에 팔레스타인 난민 때문에 내전의 경험이 존재하는 반면, 요르단은 비록 난민이 너무 많다는 인식 자체는 존재하지만 우호적 태도를 보이며 내전을 경험한 적 없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황의현 박사의 발표에 대한 토론은 이경수(한국외국어대학교) 박사에 의해 이뤄졌다. 이경수 박사는 난민 지위에 대해, UNHCR이 난민으로 등록하였던 것이지, 국가적으로는 외국인(손님)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연구의 제목에 대해 아랍권의 난민 인식이 아닌, 요르단과 레바논의 난민 인식이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하였다. 또한 언론의 예시를 위해서 아랍 언론의 리스팅 이후 성향 분석을 추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최근 벌어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난민의 사례를 언급하며 아랍 지역 내에서 어떻게 난민을 받아들이는지 차별에 대한 것도 보충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러한 토론에 대해 황의현 박사는 제목에 관련되어서는 다소 어려운 문제가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는데, 그 이유로는 언론들이 범 아랍권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레바논과 요르단을 사례 선정한 이유로는 시리아 난민이 가장 많았던 국가이기 때문이고, 나머지 아랍 국가에서 시리아 난민의 비중은 작았기 때문이었다고 언급하였다. 언론에 대해서는, 아랍권 언론은 전 아랍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 반서방에 가깝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국내 개별 언론은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언론 리스팅의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난민의 비교는 적확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는 단순한 난민 문제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였는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논리가 아랍권 국가들이 많다는 것이였는데, 어느 한 아랍 국가가 공식적으로 팔레스타인 난민을 수용하는 순간 이스라엘의 논리에 얽혀들게 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려울 수 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