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전쟁, 아프간 난민에게 닥친 또다른 고난
황의현(아시아연구소)
6월 13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이란은 군부 고위 지도자가 대거 사망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어 6월 21일에는 미국까지 개입해 이란의 포르도 핵 시설에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전 성공을 선언하고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에 동의하면서 분쟁은 일단락되었으나, 향후 이란이 어떤 대응을 취하느냐에 따라 다시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테헤란 등 도시 거주지역까지 공습을 받으며 민간인 사상자도 400명 이상 발생했다. 그러나 테헤란 시민들이 폭격을 피해 피난을 떠나는 가운데 이란의 아프간인들은 오갈 데 없는 신세에 놓였다. 450만 명에서 최대 6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이란의 아프간인들은 탈레반이 지배한 고국으로도 갈 수 없어 그저 폭격과 전쟁을 견뎌야 한다. 아프간인들은 은행 카드가 없어 다른 도시로 갈 항공권을 구입할 상황이 되지 못하며, 설령 여행 경비를 조달할 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아프간인에 대한 이란 정부의 여행 제한 조치로 인해 피난조차 자유롭지 않다. 집주인들이 아프간인 임대자들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피난을 떠나버리는 경우도 있다.
결국 많은 아프간인들은 전쟁을 피해 탈레반에게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이란 동부의 한 국경검문소는 전쟁 이전에 아프가니스탄으로 입국하는 아프간인의 수가 하루 1,500명이었으나 전쟁이 시작된 뒤에는 하루 최대 8,000명까지 늘어났다. 아프간으로 귀국하는 아프간인은 하루 평균 약 3,000명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프간인 사이에서는 튀르키예가 국경을 개방했다는 소문까지 돌았으나, 튀르키예 정부는 유효한 비자가 없는 아프간인의 입국은 여전히 금지되어 있다고 소문을 일축했다.